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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데노] 광고 시장은 정말 침체 중인가?

목차
1. 개요
2. 브랜드는 실제로 광고 예산을 줄였을까? - 광고주 관점
     2-1) 2024년 경기는 정말 불황이었는가
     2-2) 광고비 집행 심리는 위축되고 있는가
3. 광고 대행사는 고용과 수익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을까? - 대행사 관점
     3-1) 광고 대행사의 매출 감소, 고용 축소
     3-2) 규모를 갖춘 대행사로의 쏠림 현상
4. 진짜 불황일까

 

1. 개요

 광고업계에서 일한지 어느덧 5년차..
매년 올해는 정말 경기가 좋지 않다라는 말을 들어왔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역대급으로 체감되고 있는 기간을 보냈다. 내가 직접적으로 겪었다기보다는 꽤 잘나가고 유명했던 광고 대행사가 없어졌다는 내용과 대금이 밀린다는 소식을 접하면 괜히 안타까웠달까. 그래서 정말 광고 업계는 불황인지, IT업계가 코로나 특수를 맞아 한창 호황이었던것과 동일한 맥락으로 그 버블이 꺼진 것은 아닐지 확인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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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에서는 광고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기간 구분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비교·분석합니다.
- 2018~2019년: 코로나 특수가 없는 정상 경기 흐름
- 2020~2021년: 코로나 팬데믹 특수 (시장 왜곡 가능성 존재)
- 2022년: 리오프닝(경제 정상화 시작)
- 2023~2024년: 경기침체

2. 브랜드는 실제로 광고 예산을 줄였을까? - 광고주 관점

 기업들은 경기가 불안정할 때 가장 먼저 "비필수 지출"을 줄이는데, 마케팅 예산 역시 그 대표적인 항목 중 하나다.
다만, 경기가 불황이라고 해서 광고업이 항상 즉각적으로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광고 집행은 단기적인 경기 흐름에 따라 기계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조정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 흐름과 브랜드의 실집행 광고 규모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024년 경기는 정말 불황이었는가

1) 소비 전반 위축 여부
 경기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를 살펴보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의 체감 경제 심리를 반영하는 종합적인 지표로, 광고 시장처럼 소비 지출 여력과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 소비자 심리지수란?
    •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하여 합성한 지수로서 전반적인 소비자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유용
    • 기준선 : 100
      • 100보다 높을 경우 :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 심리가 과거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다
      • 100보다 낮을 경우 : 비관적이다

그래프 1번 / 출처 :  한국은행「소비자동향조사」
그래프 2번 / 월별 소비자동향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단순 연도별 평균 방식으로 계산 후 시각화

광고 업계에서 연말은 '성수기'이자 '비딩 시즌'으로 가장 활발한 마케팅 집행이 이뤄지는 시기다.
그러나 2024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의 급락(그래프 1번)은 이러한 기대 시즌조차 소비 심리 위축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팬데믹 이후 회복기였던 2022년부터 3년 연속 100을 넘지 못했다.(그래프2번) 이는 팬데믹 회복기 이후에도 소비 심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았으며, 광고주 입장에서도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 없이 예산을 신중하게 운영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광고비 집행 심리는 위축되고 있는가

실제 광고비 지출 규모를 보여주는 후행 지표인 '광고현황(총광고비)'과 브랜드의 광고 집행 심리를 반영하는 선행 지표인 '광고경기전망지수(KAI)'를 함께 살펴보며, 실제 광고 시장이 얼마나 위축되었는지 종합적으로 분석해보자.

1) 광고비 집행 추이

  • 광고현황 이란?
    • 각 광고 매체별로 년간 해당 매체에 집행된 광고비를 집계한 금액으로 국내 전체 광고시장의 규모를 파악하도록 하는 지표
    • 단위 : 억원

그래프 3번 /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광고현황」

전반적으로 총광고비는 전년도 대비 완만하게 증가세를 이어오다  2023년 소폭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다만, 이 데이터만 확인했을 때에는 광고비 증가가 물가 상승에 따른 광고 단가 인상 때문인지, 뉴미디어의 소비가 늘어남에 따른 광고 산업 구조 변화 때문인지, 혹은 실질적인 경기 호황 때문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지표도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2) 광고경기 전망지수
 광고 실적 데이터는 이미 발생한 결과를 보여줄 뿐, 광고주의 심리 변화와 향후 행동 변화를 선행적으로 포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광고주들이 스스로 예상하는 '익월 광고비 전망'을 조사한 광고경기전망지수를 함께 분석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했다.

  • 광고경기전망지수란?
    • 광고주의 익월 광고비 전망에 대한 설문을 통해 광고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
    • 기준선 : 100
      • 100일 경우 : 광고비 증가 응답업체수와 광고비 감소 응답업체수가 같음을 의미
      • 100보다 높을 경우 : 광고비 증가 응답 업체수가 광고비 감소 응답 업체 수보다 많음 (긍정적 전망)
      • 100보다 낮을 경우 : 그 반대 (부정적 전망)

그래프 4번 / 출처 : KAI 광고경기 전망지수 조사보고서(2024년 12월 광고경기 전망)

펜데믹이 끝난 2023~2024년은 다른 년도 대비 변동폭이 매우 적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학기 프로모션과 추석 시즌이 맞물려있는 3월과 9월에 다른 년도는 매우 큰 폭으로 전망 지수가 높게 기록되었지만, 2023~2024년은 그 상승폭이 적거나 2024년의 경우 오히려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 2018년은 3~5월, 9월 지수가 110을 넘으며 상·하반기 모두 강한 기대 흐름을 보였고,
  • 2019년 역시 4월~5월, 9월에 110을 넘으며 광고 예산 확대 움직임이 뚜렷했다.
  • 2021년은 팬데믹 이후에도 회복 흐름을 보이며 연중 대부분 105~110 사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2024년은 연중 102을 넘은 달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하락세가 이어졌다. 특히 연말(12월) 지수는 99.1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연말 수치다. 이러한 흐름은 광고 시장 특유의 계절성(성수기 효과)조차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2024년은 광고주들이 예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지출 자체를 미루거나 최소화하는 전략적 방어’를 택했음을 시사한다.


2024년 광고비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추이 확인은 어려웠지만, 2024년 광고 시장은 소비 심리 위축과 광고 집행 심리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해였다. 단순한 경기 부진을 넘어, 광고주의 방어적 예산 운용과 시장 내 심리적 위축이 맞물리며 광고비 집행이 구조적으로 축소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 광고 대행사는 고용과 수익 측면에서 위기를 겪고 있을까? - 대행사 관점

공급자인 광고주의 자본이 위축되면 수요자인 광고 대행사는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고 이러한 영향은 광고업 총 취급액 감소 → 대행사 수익성 하락 → 고용 및 사업체 수 축소 흐름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마케팅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규모와 안정성을 갖춘 일부 대행사로 수요가 집중되는 ‘양극화 구조’도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다.


1️⃣광고 대행사의 매출 감소, 고용 축소

1) 광고업종 총 취급액 추이
 광고 대행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는 광고업종 총 취급액이다. 연도별 광고 취급액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광고 시장에서 대행사가 처리한 금액이 감소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총 취급액이 하락했다면, 이는 광고주들의 예산 축소뿐만 아니라 대행사 전반의 수익 기반 자체가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프 5번 / 출처 : 한국광고총연합회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총 취급액 및 성장

 그래프를 살펴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10대 광고 회사의 취급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20년~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한 온라인 광고 시장의 급성장기로 해석할 수 있고, 2023년부터 성장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수치만 보면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2023년부터의 완만한 성장세는 광고 시장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거나, 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2) 대행사 고용 축소 여부
광고 대행사 고용 상황은 광고업 종사자 수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경향이 강해지므로, 종사자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 광고 대행 업계도 직접적인 불황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보기

* 광고대행업 정의(출처 : 통계청 통계설명 자료 내)

광고물을 광고매체에 광고하는 업무를 총괄대행하는 사업체로 광고주와의 포괄적인 계약으로 광고 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이에 관련된 특정업무를 자체인력이나 다른 업체에 의뢰하여 수행함광고관련 시장조사, 광고 기획, 광고물 제작, 매체 선택, 매체와의 광고계약 등이 포함되며, 온라인, 옥외부문, 제작만 하는 경우, 축제 위원회 등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는 제외함

그래프 7번 / 출처 : 통계청 광고산업조사 평균 채용규모(2024년 미집계)

년도 전년도 대비 채용 증감률
2019 0.26%
2020 -14.48%
2021 -1.11%
2022 -6.63%
2023 -11.65%

2024년 채용 데이터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 5년간 이어진 지속적인 하락세와 최근 2년간의 두 자릿수 감소율을 고려할 때, 광고 대행 업계의 고용 위축은 단기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불황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2024년의 수치를 단정할 수는 없으나 2024년 경기 데이터와 광고집행심리 부분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긍정적으로 예측하긴 어려울 듯 하다.

2️⃣규모를 갖춘 대행사로의 쏠림 현상

1) 상위 대행사 매출 집중

출처 :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현황. ©브랜드브리프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취급액이 전년 대비 3% 성장한 21조461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제일기획과 이노션, HSAD 등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에이전시의 독식 현상이 더욱 심화된 반면 중소규모 대행사들은 매출 감소와 역성장을 겪는 등 광고시장 내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도드라지고 있다. 

출처 : 2024년 10대 광고회사 취급액 21조4610억원… 제일기획·이노션 등 대기업 독식, '양극화' 심화
(뉴데일리 경제/2024.04)

2024년 대한민국 10대 광고회사의 총 취급액은 전년 대비 3% 성장한 21조 461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업계 전반의 회복을 의미하진 않는다. 제일기획, 이노션, HSAD 등 대형 인하우스 대행사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 반면, 중소형 대행사들은 오히려 역성장하거나 매출 감소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M C&C(-19%)는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이며 양극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광고 대행업계는 수익과 고용 모두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한편, 일부 대형사의 성장만 두드러지며 구조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4. 진짜 불황일까?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2024년 광고 시장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광고주의 방어적 예산 운용과 소비 심리 위축, 그리고 대행사 간 양극화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전환기라 할 수 있다. 총 광고비와 대형사 취급액은 일부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중소 대행사의 매출 역성장과 고용 축소는 업계 전반의 체감 불황을 반영한다. 이러한 흐름은 광고 시장 내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며, 단기 회복보다는 전략적 재편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준다.